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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PC사랑 08년 10월호
구글이 크롬을 내놓은 진짜 이유는?
구글은 이번에 크롬을 내놓은 목적이 웹브라우저 시장을 잠식하기 위함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오히려 10여 년 전에 컴퓨터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여러 브라우저는 현재의 인터넷 환경에 대응하기 어려운 면이 많으므로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한 마디로 '더 나은 인터넷 세상'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 하지만, 여태껏 구글의 행보를 흥미있게 지켜본 사람으로서 필자는 다른 이유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크롬에는 '웹 애플리케이션 바로가기 만들기'라는 기능이 있다. 이것이야말로 구글의 야옥(?)을 드러낸 것이라 하겟다. 이 기능으로 바탕화면에 바로가기 아이콘을 만들면 주소를 입력할 수 있는 창이나 아이콘 등이 사라진 새로운 창이 열린다. 구글 오피스의 주소로 바로가기를 만들어 놓으면 마치 윈도용 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느낌을 준다.
크롬(Chrome)의 모토가 '크롬'(웹브라우저 컨텐츠 창을 제외한 다른 부분)을 최소화하자는 것이었다고 하던데, 그 이유는 혹시 더 많은 영역을 콘텐츠에 확보시켜서 일반 애플리케이션과 웹 애플리케이션의 차이를 없애려던 것이 아니었을까?
또 하나 도는 소문은 '구글 OS'에 대한 부분이다. 구글이 예전부터 OS를 만들고 있다는 소문을 '웹OS'일 것이라는 추측까지 낳았다. 웹OS란 웹브라우저에서 돌아가는 OS를 말한다.(youos.com이 가장 대표적인 예였지만 아쉽게도 얼마 전에 문을 닫았다.) 웹 OS에서 필요한 것은 오직 하나, 시스템을 부팅한 뒤에 웹브라우저를 여는 작업 한가지뿐이다. 그 뒤엔 메신저부터 시작해서 문서잡업 등등 모두 웹브라우저 안에서 일어난다. 심지어 웹브라우저 안인데도 불구하고 그안에서 또 하나의 웹브라우저가 떠서 웹서핑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jooce.com같은 플래시 기반의 웹OS만이 활개(?)를 치고 있지만, 웹 OS의 기본 개념은 가장 작은 시스템 웨에 웹브라우저만 띄우면 끝나는 그런 OS를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크롬 출시는 이미 리눅스 기술에 관해서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할 구글이 자신의 OS를 만들기 위한 필수 수단으로 브라우저를 개발했다는 소리다. 이미 웹 애플리케이션은 꽤 많이 만들어 놓은 상태이니 머지않아 구글 OS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구글 크롬의 액티브 X 선택에 눈물이 난다.
IE를 망쳐놓은 것은 액티브 X다. 반대로 IE의 점유율을 지켜주는 것도 역시 액티브 X다. 수 많은 이용자가 MS를 싫어하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액티브 X 의존형 웹은 다른 나라에서도 보기 힘들 정도로 MS 의존적인 웹 환경을 만들었다. 다른 브라우저에서 모두 지원하지 않아도 오직 MS IE에서만 돌아가면 정부고 은행이고 기업이고 모두 OK하는 '이상한 나라'가 되어버린 것이다. 실제로 법적으로까지 액티브 X를 보호하고 있는 상황이라 방법이 없다. 오픈웹(http://openweb.or.kr)이 은행권이 액티브 X만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소송을 했으나, 1심 판결에서는 "그래도 된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고 한다.
웹 표준이나 브라우저 호환성, 웹 접근성 등에 대해서 많은 선각자들이 경고하는 협박하고 계몽하고 있지만, 그 소리가 얼마나 크게 반향이 되고 있는지는 현실이 말해주고 있다. 거의 들리지 않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IE를 제외한 다른 브라우저의 보급률이 늘어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구글 크롬이 액티브 X를 지원한다고 한 것도 이러한 상황을 타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만약, 진정으로 '순수한' 인터넷 환경을 위해서라면 지원하지 않는 것이 맞지만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서라면 지원 할 수밖에 없는 양날의 검을 쥔 셈이다.
물론, 이런 지원 때문에 잃어버려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을지도 걱정이다. 가볍고 빠른 구글 크롬이 점점 무거워질 것은 눈에 보듯 훤하다. 또한 어쩔 수 없이 액티브 X가 다시 대한민국을 뒤덮어도 잊ㄴ 견제해 줄 '여우' 한 마리도 없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우울함 마저 든다. 자유로운 웹 환경으로 가는 지름길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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